야밤에 깜짝 놀랐습니다.

뒷북같지만 서도,
20세기 소년이 영화화 되는 군요.

mbc드라마에 살짝 영상이 떴네요.

과연,
그 명작을 어떻게 재구상했을지,
궁금해지는 군요.

기대되요!

by 소드 | 2008/08/16 00:31 |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흑영 프롤로그

떨어지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


어떤 머저리가 그런 말을 지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프란시아 공주는 자신의 신세를 말한 것만 같은 그 명언-이란 분류의 혼잣말에 양껏 저주를 퍼부으며 낡디 낡은 검은색의 가죽옷을 제대로 여민 뒤 사방을 두루 살폈다. 아바마마에게 억지로 강요되어 받았던 기사수행이 이럴 때 도움이 될 줄이야. 프란시아의 눈은 정확히 짙은 어둠을 꿰뚫어 보며 자신을 쫓는 사냥꾼들이 있을 법한 곳을 피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순전히 운이었던 것인지, 아니면 진짜배기가 튀어나온 것인지 그녀의 빠른 발은 어느새 멈추어서 오도카니 캄캄한 숲속에 고정되어 있었다.


“하하하하하. 고귀하신 퀼트 제국의 공주마마께서, 이 늦은 밤에 어인 연유로 그런 상스러운 복장으로 숲길을 오가고 계신지요?”


그런 그녀에게 말을 걸어온 것은 어둠속에서도 달빛을 머금어 환하게 빛나는 듯한 금발을 말아 올린 채로 여유롭게 웃고 있는 카시드란 자작이었다. 워낙에 좋은 언변과 뛰어난 칼솜씨. 그리고 빌어먹을 재상 새끼의 친척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감히 공주의 앞에서도 허리를 굽히지 않았던 건방진 녀석. 그리고 그 녀석의 눈은 언제나 프란시아 자신을 향한 끈적하고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었다.


“황궁이 답답해져서 산책을 나온 것 뿐이니라. 무슨 말이 필요한가?”

“이런이런. 공주마마께서 성을 비우시면, 이젠 황족이 하나도 안 남은 것이 되는 군요. 하지만, 집 지키는 개 한 마리는 필요한 법이니.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공주마마.”


으득.


고운 치아가 위 아래로 맞물리며 거친 소리를 낸다.

그만큼 그녀가 표출하는 분노는 큰 것이었다. 하지만 고위의 기사도 아닌 그녀가 뿜어내는 증오라고 해봤자 지금 이 숲속에서 둥근 원을 그리고 있는 이름 모를 자들과 카시드란 자작을. 소위 쫄게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바마마도 참으로 사람이 좋은 분이셨군. 그대와 같은 미친개를 사육하고 있었다니.”

“하하하, 전 재상 나으리의 개지, 황제 폐하의 개가 아닙니다. 애초부터 말이죠.”

“입은 살아있군 그래.”


비틀린 웃음을 짓는 프란시아의 얼굴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황가 특유의 옅은 회색빛 머릿결은 달빛에 물들어 은은한 은빛으로 반짝이고, 영롱한 황색의 눈동자는 카시드란 자신을 향해 매섭게 불타오르고 있다. 하지만 미모가 미모이고, 전부터 눈독을 들여왔던 사냥감인지라 오히려 이런 상황은 카시드란에게 가학적인 쾌감만을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그럼, 장난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공주마마는 지금부터 저와 다시 집으로 돌아가셔야 겠습니다. 하늘에서 황제 폐하께서 지켜보고 계시지 않습니까.”


순간 주위의 몇몇이 억눌린 웃음 소리를 뱉었다. 그리고 프란시아는 이성을 잃었다.


“지금 웃은 자들의 얼굴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네 놈들의 사지는 잡아 찢고 사족은 멸하겠으며 영원토록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고통 받을 것을 약조하마!”


나직하지만 힘 있게 숲속을 울리는 그녀의 스산한 목소리는 정말로 그럴 듯이 웃은 자들의 심경을 흔들어 놓았다. 하지만 카시드란은 뭐가 그리 즐거운 지 연신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로 입을 열었다.


“후후후후, 입만 산 것은 누구일까요. 공주마마. 마마의 그 칼로는 고작해야 숲이나 이런 저런 곳에서 간단한 도둑질이나 하는 좀도둑들을 훈계하는 정도. 여기 있는 자들은 제가 몰래 키운 제 사병私兵들입니다. 공주마마 한 분 정도는 아무런 피해 없이 잡을 수 있을 정도이니, 아무 걱정 없이 집에 돌아갈 일이나 생각하시기를.”


카시드란의 말이 끝나자마자 프란시아가 품속에 숨겨뒀던 은장도를 빼들고 한 사내에게 달려들었다. 그야말로 순식간의 일이었기에 그 사내는 목을 은장도에 꿰뚫린 채 그대로 단명短命. 그 모습은 카시드란 역시 놀랄 일이었기에 그의 유들거리던 초록빛 눈동자 역시나 매섭게 변해서 프란시아의 모습을 쫓기 시작했다.


“훗. 이 정도가 네 사병이란 작자들인가? 이 정도라면.”


휙.

퍽!


날린 은장도가 쓰러진 자 바로 옆에 있던 사내의 미간에 정확히 박혔다. 짙은 어둠에 시계視界에 방해가 되어 쓰지 않은 투구가 오히려 그 자신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


“내 옹졸한 칼질에도 수 명은 보내버릴 수 있겠군.”

“계집이…건방 떨지 마라. 데리고 가서 정략결혼의 도구로나 쓸까 했는데, 재상 나으리의 말이 맞았군 그래. 살려둬 봤자 해만 끼칠 뿐이다. 죽여라.”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쇄도하는 수 십 개의 살기殺氣. 그에 프란시아는 쓰러진 두 명의 칼을 한 자루씩 빼들곤 한 자루는 오른손에, 한 자루는 가죽혁대에 끼워 넣어서 제국 기사들의 기본 검식을 취했다. 검식이라고 해봤자 지금으로선 겨우 흉내만 내는 정도이기에 얼마나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프란시아는 자신의 운을 믿기로 했다.


“흐압!”


캉!


기합을 발하며 겨우 쇄도하는 검을 하나 막았다 싶었지만, 결국엔 중과부적. 게다가 조금 전의 그 신기神奇에 가까운 투검投劍에서 운을 다 써버린 것인지, 뒤로 넘어지며 볼품없이 자신의 목에 겨누어진 검을 노려볼 뿐이었다.


“뭐, 결국엔 이런 거군 그래? 공주마마. 더 이상의 유예기간은 없다. 지금 이 자리에서 죽여라.”

자작의 말에 점차 다가오는 검날. 프란시아는 그 날 끝이 눈동자 앞 지근거리에 다다르기 까지 지켜봤다. 그녀의 머릿속은 어느새 후회로 가득 차 있었다. 이 모든 걸 미리 예방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바마마도, 어마마마도, 크롬웰 공작도, 그 누구도 죽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현실은 현실. 이윽고 그녀의 황금색 눈동자 가장자리에 눈물이 한 방울 고였을 때, 현실은 꿈이 되었다.


캉!


너무도 원통해 감지 못한 프란시아의 황금빛 눈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아니, 내려앉은 것만 같이 보였다. 쇄도 하던 검을 막은 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그녀의 앞에 서있는 것은 철벽 마냥 거대한 검은색 벽이었다.


“누구지?”


자작의 말에도 대답 않은 채, 검은색 벽과 같은 자는 조용히 빼앗은 검을 부러트렸다.


“뭐, 대답하지 않는 편이 더 좋겠지. 처리할 게 늘어난 것뿐이다. 없애.”


자작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다시 멈춰있던 공기가 바뀐다. 이번 목표는 갑자기 나타난 검은 자. 그 검격劍擊들은 조금 전 프란시아에게 향했던 녀석들보다는 몇 배는 사나웠다. 물론 조금 전 나타난 자에 의해 볼 순 없지만 바람은, 공기는 거짓말을 않는다. 프란시아 자신에게는 봐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제길. 그렇다는 건가.’


봐준다 해도 충분한 상대. 프란시아는 자작의 사병들에게 조차 그런 존재였다.


파캉!


그런 프란시아의 생각이 이어지는 사이 검날 하나가 또 다시 동강 났다. 갑자기 나타난 흑영黑影은 프란시아 공주를 막아선 자리에서 한 발도 움직이지 않고서 모든 검격들을 흘리거나 아예 부러트리고 있었다. 자작이 초조해 지는 것은 당연했다.

애써 자신의 사병들만을 데려온 것은 순전히 공적을 독점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데려가면서 어떻게 할 마음도 있었지만, 첫 번째는 공적이었다. 그리고 재상 각하에게 유예 받은 시간은 동이 틀 때까지. 짙은 새벽녘의 차가운 공기는 어느새 점점 따뜻해지고 있었다. 벌써 아침이 가까워 온 것이다.


“이만 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자작.”


어디선가 들려온 바람 소리였을까? 슬쩍 지나가는 투의 가벼운 어조라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카시드란은 자신을 향해 흑영이 말을 걸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대답했다.


“이 정도로 갈 것이라면 이렇게 직접 오지도 않았겠지. 네 녀석은 누구지?”

“그렇게 나온다면, 할 말은 없군.”


문답무용問答無用.


흑영의 대답에 자작은 지금까지 뽑지 않았던 검을 뽑았다. 그리 명검이라고 할 수준도 되지 않는 보통 병사들에게나 지급되는 기본 무기이지만, 그가 든 순간부터는 여느 명검 부럽지 않다는 듯 섬뜩한 광채를 발하기 시작했다. 사람으로서의 성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검사로서의 실력만큼은 높다는 거다. 그러자 흑영의 몸 주위로 무언가가 스믈스믈 퍼지기 시작했다.

점점 따듯해 져오는 주위의 공기마저도 얼려 버릴 것만 같은 시커먼 색의 물결이었다.


“오러. 오러를 사용하는 자인가. 요즘 시대엔 얼마 없다고 생각했는데.”


자작이 놀라 말한다. 지금까지 중 가장 순수한 감탄에 공주는 저런 인간이라도 순수해 질 때가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말이 많은 사내라고는 생각했지만, 싸움 도중에도 말이 많다니, 좋은 사내는 아니군.”

“훗, 약자를 대하는 내 나름의 배려지. 조금 전까지 검을 막아내느라 조금 지쳤을 테니까.”

“그 정도에 지친다고 생각하다니, 그대의 수준도 알만하군.”


그 말이 자존심만큼은 높은 사내의 무언가를 끊어놓은 걸까? 오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순수한 힘이 카시드란의 검에서 피어올랐다.


“검기劍氣에 베이지 않는 오러는 없었다고 하지. 그대의 오러는 어떻지?”

“내 오러는 그 무엇도 범접치 못한다.”

“과연.”


그 말을 끝으로 한없는 정적이 이어진다. 아니, 다른 자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카시드란과 프란시아에게 있어서는 무척이나 길고 긴 정적이었다. 카시드란은 자신의 눈앞에 선 자가 흩뿌리듯 풀어놓고 있는 오러에서 느껴지는 뜻 모를 공포에, 프란시아는 자신의 눈앞에서 곧 펼쳐질 엄청난 싸움에 대한 기대감에, 유일하게 긴장않는 것은 카시드란의 사병들이나 이름 모를 흑영뿐인 것 같았다.


“먼저 가지.”


쾅!


순간, 프란시아의 눈앞은 새하얗게 물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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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써봐야죠 뭐.
문피아에도 연재하는 데....
아직 2화까지만 올렸으니, 뭐라고 할 수는 없네요.
힘내야죠 뭐.

by 소드 | 2008/08/15 20:48 | 소설 | 트랙백 | 덧글(0)

오늘의 잡소리

첫번째.

올림픽 야구.
너무 재밌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승리를 떠나서,
이렇게 재미난 단체 경기는 양궁과 핸드볼 다음으론 오랜만에 보는 군요.
특히나 마지막 희생 안타를 치면서 환히 웃던 이...얼레, 성함이 어떻게 되더라..
여튼, 9회말 마지막 대타들의 선전이 돋보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선전해 주세요!
라고 말하는 것도 좀 그렇군요.
자기 페이스대로, 그리고 신념을 가지고, 좋은 경기만 하다가 오세요.
올림픽 선수단 화이팅!

두번째.

요즘 들어 새롭게 만든 전설의 고향.
재미있군요. 뭐랄까, 그리고 말투가 진지할 때는 진지하지만,
평소 때에는 장난스럽게도 말을 하는 군요.
마치 장르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장르 소설을 좋아하고 또 써나가는 저로서는 마음에 드는 리뉴얼이군요.
옛날 분위기와 정통사극스릴러를 지향하는 분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앞으로도 좋은 방송 기대하겠습니다!

세번째.

으음....
어째 잘 안 돌아가는 군요.
아, 이건 개인적인 푸념. 그럼, 좋은 하루 되셨기를 바랍니다!

by 소드 | 2008/08/13 23:34 |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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